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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한방병원 약선이야기

부산한방병원 약선이야기-열 다섯 번째<도토리수제비국>

아침부터 빗방울이 한 두방울 떨어지더니 촉촉이 젖은 땅이 다소 여유로워 보이는 금요일 오후입니다. 이 비가 그치고 난 주말은 기온이 한 없이 떨어진다고 하니 옷차림에 더욱 유의하셔서 감기 예방에 조심해야겠습니다. 이번 주 부산한방병원의 약차는 건강계피차입니다. 환절기 감기에 유의하고자 계피와 대추, 건강(마른 생강)을 넣고 은은하게 우려냈더니 병원 로비에 계피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것이 그 향이 참 좋습니다. 

 

 

오늘 같은 날이면 생각나는 음식이 몇 있습니다. 구워낼 때 나는 소리가 비 내리는 소리와 비슷하기도 하고 기름 냄새가 자작하게 나는 것이 부침개도 생각이 나고, 뜨끈한 국물류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수제비류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밀가루 한 봉 사와서 반죽을 만들면 온 식구가 둘러앉아서 수제비를 먹고 먹어도 끝없이 어머니께서 더 가져오셔서 그릇에 덜어주시던 기억이 납니다.

제철에 어울리는 식재를 사용하여 그에 맞는 수제비를다양하게 끓여 내 볼 수 있습니다. 7~8월이면 아욱이 한창 부드러워질 시기라 아욱을 넣고 수제비를 끓입니다. 여름부터 지금 같은 가을 까지 즐겨 먹을 수 있는 아욱은 건더기처럼 사용하여도 좋고 데쳐서 즙을 내어서 반죽에 버무려도 좋습니다. 

 

 

특히나 가을 아욱국은 사립문을 닫고 먹는다고 할 정도인데 한의학에서는 아욱을 "동규"라 부릅니다. 성질이 차고 미끄러워 이수작용에 탁월하고, 혈중독소를 없애줍니다.

무난하게 드실 수 있는 수제비로는 감자, 호박 등을 넣고 끓여 내거나 때에 맞춰서 해물류를 첨가하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당근이나 브로컬리, 시금치, 단호박 등을 즙을 내어서 같이 반죽을 뜨면 삼색수제비로 모양도 맛도 영양도 좋은 수제비가 완성됩니다.

자주 소개되었던 들깨버섯 수제비국 또한 저희 병원에서 인기메뉴입니다. 

 

면역증진에 좋은 버섯류를 넉넉히 넣은 다시육수에 들깨가루를 풀고 수제비를 하나하나 떠내면 쫀득한 맛이 살아있습니다.
들깨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항암효과, 당뇨병예방에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아직 들깨 맛에 익숙하지 않지만 더욱 친해지려고 노력해야겠네요^^

지난번처럼 묵은지가 많을 때는 김치만 넣고도 시원하게 김치수제비국도 끓여냅니다. 

 

 

저 또한 밀가루사랑이 대단하지만 우리 환자분들도 자주 접할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 보니 수제비국이 나올 때는 잘 비워주시기도 하시고 리필요청이 들어올 때도 있습니다. :D

오늘 약선요리로는 도토리가루를 넣은 반죽으로 빚어낸 도토리수제비국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도토리는 중금속 배출 및 각종 해독작용이 탁월하기 때문에 항암으로 지쳐있는 암환우분들에게 가장 적합한 식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한 피로회복과 숙취제거에도 좋습니다. 삼키기 어려운 환자분들에게 도토리묵으로 묵밥을 만들어 드리기도, 그냥 양념장에 살짝 찍어 드실 수 있도록 해드리기도 하는데 삼키기도 편안하고 수분도 넉넉하기 때문에 저자극 식이로 좋습니다. 도토리묵을 쑤는 가루를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우리밀 밀가루에 1:1로 넣어서 반죽을 하면 색깔이 예쁘지는 않지만 건강한 반죽이 완성됩니다. 저는 이날 계란도 약간 풀었네요^^ 병동 라운딩을 갔을 때 "영양사님 이게 뭐에요?" 라는 많은 질문을 받았던 음식이기도 하네요.

바깥으로는 시끄럽지만 비오는 오후에 조용히 차 한잔 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것도 좋겠습니다. 벌써 10월도 끝이 보입니다. 11월에는 좀 더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며 다음 달에 찾아뵙겠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