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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한방병원 약선이야기

부산한방병원 약선이야기-네번째<밥(잡곡밥1편)>

하늘에서 에어컨이라도 틀어주시는 건가요? 하루아침에 날씨가 바뀌었습니다.
강렬히 내리쬐던 햇볕은 조금 누그러들고 시원한 바람이 창문을 통해 들어옵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치유의 숲으로 산책을 나가보니 하늘이 맑고 높으면서도 푸르네요. 제 마음까지 밝아지는 요즘입니다. 이렇게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나봅니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했는데 제가 살찌려고 하는지 입맛이 좋아서 다소 걱정입니다. ^^;

 

 

오늘은 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하죠. 그러나 근래 들어 쌀 소비량이 자꾸 감소하여  50년간 54% 가량 감소했다고 합니다. 저 또한 탄수화물의 비중을 높이 두지 않으려고 합니다만 그래도 한국인의 밥상에 밥을 빼고 음식을 논한다는 건 있을 수 없지요.

저희 약선연구소에서는 암환자들을 위해 다양한 잡곡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항암으로 인하여 구내염이 심한 경우 입안이 꺼슬거린다 하여 일반 백미를 요청하시는 환우님들도 계시고 위암, 위장장애로 인하여 소화기능이 현저히 떨어진 경우에 한해서 한시적으로 일반 백미를 제공해드리기도 합니다. 그 외에 개인 기호에 따른 백미밥은 지양하고 있습니다. 환우님들께 저희의 취지를 충분히 설명 드려서 일반 잡곡밥을 드실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쌀은 비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고 폐질환의 치료와 예방에 효과가 있습니다. 맛은 달고 성질은 평(平)합니다. 보중익기(비장을 튼튼하게 하여 기를 보함), 건비익위(비장과 위를 보함) 합니다. 이 쌀을 60% 정도 사용하고 나머지는 잡곡으로 채웁니다. 쌀의 비중이 첨가되는 잡곡에 비해 높기 때문에 일부 잡곡이 가지고 있는 성질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저희 약선연구소에서는 10가지 이상의 잡곡을 그때그때 맞춰 사용합니다. 차조, 기장, 녹두, 율무, 수수, 찰흑미, 검정콩(서리태/서목태), 옥수수알, 찰보리, 팥, 녹두, 황두를 사용하고 있고 때에 따라 밥에 약재인 대추, 용안육, 땅콩, 메밀, 산약, 약밤, 은행 등을 직접 넣어서 지어내기도 합니다.

 

 

첫 번째 소개해 드릴 밥은 "팔보밥"입니다.
약선연구소를 오픈하고 제일 처음 찍어본 약선요리 사진이라 제 기억에 더욱 남는 밥입니다.
대추, 용안육, 은행, 율무 등을 넣고 밥을 지었습니다. 용안육과 대추는 양혈안실(혈을 만들어주고 심신을 편안하게 한다), 보익심비(심장과 비장을 보하고 도와준다), 기혈부족, 윤심폐(심장과 폐를 촉촉하게 한다)의 기능이 있어 당귀를 소량 넣어서 밥을 지으면 더욱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 소개해 드릴 밥은 "기장밥"입니다.
기장과 수수를 밥 양의 10%가량 넣어서 지어냈습니다. 기장과 수수는 둘 다 달고 약간 따뜻한 성질을 가집니다.
기장은 익기보증(기를 더하고 증초를 조화롭게 보한다), 제번지갈(가슴 답답한증세와 갈증을 없앤다), 해독의 효능이 있고 수수는 위를 이롭게 돕고 비장과 위를 따뜻하게 하여 삽장지사(장을 수삽하여 설사 등을 멎게 한다) 합니다. 속을 편안하게하고 소화가 잘 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세 번째 소개해 드릴 밥은 "강황밥"입니다.
약선연구소를 운영한 초반에는 주 3회 이상 꾸준히 나갔던 강황밥이지만 강황 특유의 향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현재는 자주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강황은 파혈행기(어혈을 깨트려서 인체 내부의 기가 정체된 것을 풀어서 순행시켜준다), 통경지통(경맥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여 통증을 멎게 한다) 의 효능이 있어 우리 환우분들에게는 아주 좋은 밥인데 조금 드시기가 힘드셨나봅니다.
이럴 때 사실 참 난감합니다. 정말 좋은 효능이라 가볍게 섭취하기 좋을 줄 알았는데 드시는 분 입장에서는 거부반응이 있을 때, 다소 속상하기도 더 나은 방법으로 섭취를 유도치 못한 저를 탓하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강황의 양을 줄이고 카레를 약간 섞어서 해산물을 넣고 볶음밥으로 대신 제공 합니다. 

 

 

네 번째 소개해 드릴 밥은 "활력밥" 입니다.
먹으면 활력이 샘솟는다하여 지어낸 이름인데 어떤가요? ^^;
팥, 검은콩, 강낭콩, 산마, 녹두를 넣고 밥을 짓습니다. 팥은 이수제습(소변 등을 수기를 다스려 습사를 제거한다), 해독 및 배농을 멎게 하고, 녹두는 청열해서(열을 식혀 서사를 없애준다), 이뇨, 해독, 소종 효능이 있습니다. 이전에 소개드린바 있는 산마는 건비지사(비장을 보하고 설사를 멎게한다), 고신삽정(신기를 굳게 하고 유정등을 치료한다), 허한을 수렴하고 소갈을 제거합니다. 전체적으로 수분조절에 도움이 되고 오장육부의 원기를 보하여 편안하게 해줍니다.

평소에 집에서도 잡곡밥을 드실 때에 각 잡곡이 가지고 있는 효능을 알고 필요한 성분끼리 보태어 먹으면 훨씬 더 도움이 됩니다.

아직 소개를 다 하지 못한 밥들이 있어서 다음편에 또 이어서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밥만 맛있어도 밥 한공기 뚝딱일 때가 있죠. 오늘은 갓 지은 따끈한 밥에 김치한 점 올려서 식사를 해보시는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