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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한방병원 약선이야기

부산한방병원 약선이야기-다섯번째<밥(잡곡밥2편)>

사람이 이리도 간사하다니요. 불과 지난 주 까지만 하여도 덥다고 에어컨을 틀고, 민소매 차림으로 활보를 했는데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춥다고 가디건과 긴팔을 찾고, 여름내내 고생했던 선풍기를 깨끗이 닦아 다시 창고로 넣었습니다. 내년 여름은 되어야 또 꺼내겠죠? 대신 올 봄에 넣어두었던 전기장판을 다시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여름을 보내는 준비를 마쳤네요.^^

얼음이 빠지고 대신 따뜻한 커피를 한잔 준비하여 자리에 앉았습니다. 오늘은 지난번에 이어서 잡곡밥 2편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밥 이름은 특별히 어떤 이유가 있다기 보다는 그 밥이 갖고 있는 특징을 표현했습니다. 혹여나 더 어울리는 이름이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이번 회차에서 처음으로 소개해 드릴 잡곡밥은 "율무밥"입니다.
율무는 맛은 달고 싱거운 맛을 갖고 있으며 성질은 약간 서늘합니다. 그래서 율무밥을 지을 때는 따뜻한 성질을 가진 수수를 비슷한 비율로 섞기도 합니다. 건비익기(비장을 보하여 기를 이롭게 하고), 청리습열(습열을 식히고 다스림) 합니다. 저녁에 율무를 넣고 밥을 지으면 하루내 있었던 인체의 화기를 다스릴 수 있고 수분이 흐르기 쉽게 합니다. 율무의 약명은 의이인입니다. 설사, 수종(얼굴이나 복부 또는 전신에 부기가 생길 경우), 폐옹(주로 오한과 기침을 동반하여 때때로 비린내 나는 침 또는 가래를 뱉는다) 등에 좋습니다. 저는 율무를 한알 한알 꼭꼭 씹어 먹는게 재미가 있어서 잡곡밥 중에서도 좋아합니다. 색깔 때문인지 잡곡밥을 쉽게 접하지 못하던 환우님들께서도 율무밥은 쉽게 잘 비우시곤 합니다. 

 

 

두 번째 잡곡밥은 "삼두밥"입니다. 3가지 종류의 콩을 섞을 땐 삼두밥, 5가지 종류의 콩을 섞을 땐 오두밥이 되는데, 이 날은 검정콩과 약밤, 깐녹두를 사용했습니다. 녹두, 황두, 검은콩(서목태/서리태), 완두, 강낭콩, 쥐눈이콩, 누에콩, 약콩 등 주변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콩류를 적절히 사용하면 일반 백미에는 부족한 필수아미노산 등을 추가로 섭취하여 균형 있는 식사가 될 수 있습니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병아리콩, 렌틸콩 등도 인기는 있지만 현재 약선연구소에서는 밥에는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기존에 오랫동안 알려져 왔던 콩 종류만큼 정확하게 알려진 것이 아니기에 조금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밥은 하루 중 기본적으로 삼시세끼를 챙겨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균형을 잃지 않고 영양이 치우치지 않는 안전한 것으로만 사용하고자 합니다. 

 

 

세 번째 잡곡밥은 "원기밥" 입니다. 이번에는 검정콩, 강낭콩, 깐녹두, 쌩땅콩, 찰흑미를 사용하여 밥을 지었습니다.
잡곡의 종류가 다양하다 보니 그 조합은 정말 무한대 입니다. 강낭콩 역시 이수작용을 돕고 부기를 빼내어 줍니다. 소변불리, 신경염, 심장장애, 부종예방에 좋습니다. 맛은 달고 평하며 수렴작용을 통한 설사와 대하를 멎게 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녹두의 맛은 달고 차가우며 심장 위경으로 들어가 돕습니다. 해열, 부기, 숙취에 좋고 이뇨, 해독제로도 널리 사용합니다. 

 

 

네 번째 잡곡밥은 "오곡밥"입니다.
수수, 깐녹두, 팥, 노란콩(황두 혹은 백두)를 이용했습니다. 노란콩은 기혈을 보해주는 최고의 단백질원으로 심장병, 간염, 동맥경화 예방에 우수합니다. 맛은 달고 평하며 비, 대장경으로 들어가 효능을 발휘합니다. 익기양혈(기와 혈을 보한다), 건비관중(비장을 보하여 감정을 억눌러 생긴 긴의 막힘을 트이게 한다), 하기익장(기를 내려 대장을 다스린다), 윤조(조증을 치료한다) 합니다.

그때그때에 맞추어서 들어가는 잡곡의 비중을 줄이거나 혹은 보태거나 특정 잡곡을 좀 더 사용하거나 하는 조율은 이루어집니다. 매일같이 섭취하는 밥이기 때문에 크게 식욕을 거슬리지 않는 선에서 당귀, 감초, 천궁, 메밀, 황정, 황기 등을 우려낸 물을 적절하게 사용하기도 합니다. 암환자분 특성상 밥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밥 양은 공기의 80%정도만 채우고 나머지는 반찬에서 탄수화물을 섭취하고자 합니다. 

 

 

저희 약선연구소에서 제공하는 잡곡밥은 수분조절, 기혈조절, 오장육부를 조화롭게 하여 각종 면역력을 기르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단순 잡곡밥으로 보였을지는 모르겠지만 하나하나 뜻을 알고 보니 숨은 뜻이 많죠? ^^ 약선요리란 이러한 것 같습니다.
당장 섭취를 하기에는 이것이 큰 효과나 눈에 띄게 보여지는 것은 없지만 꾸준히 약용하다 보면 어떠한 약보다도 더 큰 효과를 낼 것이라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더 나은 약선요리를 위해 연구하는 약선연구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바람이 서늘합니다. 잠자리에 도톰한 이불 하나 준비해 두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